2022년 6월 27일 월요일

[파인만 양자역학] 1-7. 양자역학의 가장먼저 전제되어야 할 원칙 (First principles of Quantum mechanics)

[파인만 양자역학] 1-7. 양자역학의 가장먼저 전제되어야 할 원칙 (First principles of quantum mechanics)

[참조] 차교수의 물리 산책/파인만 양자역학 1장 8강[강의][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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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파인만 양자역학을 내맘대로 번역하고 약간의 해설을 달아 봤습니다. 한글 해석과 덧붙인 [주]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 이므로 그대로 받아 들이진 말아 주세요. 하지만 칭찬, 동의, 반론, 지적등 어떤 식으로든 의견은 환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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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Quantum Behavior
1장.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대상의 행동

1–7. First principles of Quantum mechanics
1-7. 양자역학의 가장먼저 전제되어야 할 원칙

We will now write a summary of the main conclusions of our experiments. We will, however, put the results in a form which makes them true for a general class of such experiments.

이제 우리가 행한 실험에서 얻은 주된 결과들을 요약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그 실험을 일반화 하여 참으로 담아 내고자한다.

[주] '일반화의 참 (true for a general class)': 앞서 실시한 여러 실험들은 전자를 가지고 했었다. 이 실험은 입자의 파동성을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으므로 이를 일반화 시켜 '불확정성의 원리'를 이끌어 냈다. '불확정성 원리'는 옳다(true).

We can write our summary more simply if we first define an "ideal experiment" as one in which there are no uncertain external influences, i.e., no jiggling or other things going on that we cannot take into account.

우선 불확실한 외적 요인이 실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적 실험"이었다고 정의 하면 좀더 간단하게 요약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일테면 잡음(jiggling) 같이 우리가 취급하기 곤란한 부차적인 것들은 제외하자(cannot take into account).

[주] 앞서 행한 실험들은 모두 '사고실험' 이었다. 실제 실험이었다면 고려했어야 할 부대상황(부차적 영향)들은 모두 배제되었다.

We would be quite precise if we said: "An ideal experiment is one in which all of the initial and final conditions of the experiment are completely specified." What we will call "an event" is, in general, just a specific set of initial and final conditions. (For example: "an electron leaves the gun, arrives at the detector, and nothing else happens.")  Now for our summary.

분명히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이상적인 실험은 초기조건과 최종조건(상황)들은 빠트린것 없이 완전하게 규정되었다." 우리가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초기조건과 최종조건을 하나로 묶어 칭한다. (예를 들면, "전자가 총을 떠나서 검지기에 도착했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일도 없었다.") 이제 요약을 해보자.

[주] 전자가 총을 떠나서(초기조건) 검지기에 도착(최종조건) 했다는 점 만을 '사건(event)'의 전후 관계로 보자.

Summary
요약

The probability of an event in an ideal experiment is given by the square of the absolute value of a complex number ϕ which is called the probability amplitude:

이상적 실험에서 한 사건의 확률은 "확율진폭(probability amplitude)" 이라고 하는 복소수 ϕ 의 절대값의 제곱으로 주어진다.

        P = probability,
        ϕ = probability amplitude,
        P = |ϕ|^2                          ........................... (1.6)

[주] 이공계 문장에서 "...은 ~로 주어진다(... is given by ~)"는 표현이 흔한데 읽다 보면 불편할 때가 많다. 그렇게 "주게 된" 어떤 수학적, 물리적 타당성이 뒷받침 되고 있다고 암시하는 문장이다. 미리 어느정도 이공계 소양을 가진 독자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으나 일반인 혹은 초보자에게는 "(따지지 말고) ~로 놓자(하자)"가 편하다.

[주] ------------------------------------------------------

초기조건과 최종조건이 명확한 "이상적 실험"이 낳을 '확률'을 정의해 보자. 양자역학에서는 이 '확률'을 계산 하는 방식이 좀 특이하다. (뭔지 모르지만 어쨌든) ϕ 라고 표기된 "확률진폭"의 절대값을 제곱했다. 진지한 독자라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확률'과 '진폭'이 양립해서 쓰일 수 있는 단어인가? 확률이라 하면 대개 정점을 두고 경향성 있게 감소 분포하는 도표를 연상한다. '진폭'은 너울치는 파도의 높이, 즉 '파고'를 연상한다. '너울치는 확율'에서 뭔가 양자역학적 향기(?)가 풍기지 않는가?

'파동'에는 파도의 높이에 해당하는 '진폭(amplitude)' 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이 변수는 연속된 값으로 매질이 전달하는 에너지다. 날아가는 물체가 갑자기 정지하여 보유한 힘을 다른 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데 비해 파동은 매질이 움직이지 않고 요동쳐서 에너지를 전달한다. 수면파에서는 일렁이는 물의 높낮이가 진폭이다. 진폭은 더해지거나 나눠질 수 있도록 연속적인 값을 가진다. 이에 반해 전자는 쪼개지거나 합쳐질 수 없는 기본 입자다. 전자가 담는 에너지 량은 고정되어 있다. 수소 원자의 전자나 산소 원자의 전자나, 홀로 있는 자유 전자나 다 똑같은 전자다. 이런 전자가 파동처럼 행동한다고 하면 진폭은 무엇에 해당하는가? 전자가 너울너울 춤추며 이동할까? 전자는 기본적으로 입자다. 질량을 가지고 있다. 총알 처럼 직선운동을 하며 가속될(속도가 변한다) 수 있다. 장애물에 부디치면 꺽인다.

전자는 총에서 한개의 덩어리로 출발하여 쪼개지거나 합쳐지지 않고 온전히 덩어리로 검지기에 도착한다. 이것을 '한 사건'으로 보자. 구멍을 두개 뚫어 놓고 수많은 전자를 쏴서 검지기에 도착한 전자의 갯수 분포를 봤다. 무늬의 밝은 부분은 전자의 수가 많이 검출 되었기 때문이란 걸 실험으로 확인 했다. 어느 구멍으로 통과하는지 관찰 했을 때와 관찰하지 않았을 때 도착지에서 전자의 갯수를 세서 분포를 보니 달랐다. 관찰하면 마치 구멍을 하나씩 막은 결과와 같지만 관찰하지 않으면 마치 파동처럼 간섭무늬가 일었다. 이를 보고 전자는 "보면 입자, 안보면 파동"이라고 하면 옳지 않다. 간섭무늬는 도착한 전자의 갯수의 분포차이 때문이라니까...!

양자역학은 왜 관찰 했을 때와 관찰하지 않았을 때 전자의 행동이 달라지는지 설명해 보고자 한다. 실은 이를 설명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런 이상한 현상을 '묘사'할 뿐인데 다행히 파동을 묘사하는 수학적인 방법(파동함수라고 부른다)이 이 이상한 현상과 잘 맞았다. 전자의 수많은 '사건'을 확률로 묘사 하는데 이를 묘사하는 수리적 방법을 파동의 물리학에서 차용해 왔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자연이 그렇게 작동하고 있다.

전자의 사건을 확률 P로 나타내기로 한다. 이 확률이 기묘하게도 파동이 일으킨 사건인 간섭현상의 모습을 따른다. 그래서 파동에서 표기법을 차용하여 '확율진폭'의 개념을 사용한다. '확률진폭'  ϕ는 나중에 절대값을 구하고 제곱하여 확률 계산에 쓰일 것이다. 그래서 확률과 파동의 의미를 포함한 '확률진폭'이라고 하자. 아직 확률은 아니고 파동의 수학 이므로 '진폭확율'이라고 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의 확률은 우리가 일상에서 떠올리는 통계적 확률의 모습과도 다르다. 통계적 확률이란 종 모양(bell-shape)의 '표준분포'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요동치는 확률분포 라니 어렵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투기판에 가까운 주식 곡선도 아니고......

파동을 수학의 허수 지수함수로 기술하면 편리하다(수많은 방정식 풀이에 동원되는 기법이다.) 하지만 실제 자연에는 허수가 없다. 허수체계는 켤레 복소수를 곱하여 실수체계로 바꿀 수 있다. |ϕ|가 복소수를 실수로 바꿨다는 뜻이다. 켤레 복소수 곱으로 얻은 실수는 음의 값이 나올 수 있다. 확률에는 음의 값이 없으므로 제곱하여 확률로 쓰기로 한다. 통계에서 확룰의 최대값은 1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확률은 통계적의 의미는 없다. 그런데 물리현상을 확률로 기술한다는 말이 옳은 걸까? 물리학을 비록한 '과학적'인 표현에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또는 '~일 가능성이 높다'면 편치 않다. 하지만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게다가 맞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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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an event can occur in several alternative ways, the probability amplitude for the event is the sum of the probability amplitudes for each way considered separately. There is interference:

사건은 몇가지 상이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면 그 사건이 가질 확률진폭은 개별적으로 시행됐을 때의 각각의 확률진폭을 더하여 구한다. 간섭이 있는 사건의 확률진폭과 확률은,

        ϕ = ϕ_1 + ϕ_2,
        P = |ϕ_1 + ϕ_2|^2                    ............................. (1.7)


[주] 입자는 두 확률을 더해 총 확률을 구했다. 양자역학적 행동을 하는 전자는 두 파동함수(확률 진폭)를 더한다.

[주] 우리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더하기"로  풀어내길 바란다. "거듭 더하기(상수 곱하기 변수로 같은 값 더하기를 여러번 반복)" 까지는 수용한다. "거듭 곱하기(변수 곱하기 변수)"는 않된다. 난제가 있다면 복잡한 것을 덧셈으로 성립하도록 끌어내리기다. 지수 함수의 곱은 지수끼리 더하기다.

If an experiment is performed which is capable of determining whether one or another alternative is actually taken, the probability of the event is the sum of the probabilities for each alternative. The interference is lost:

만일 실험이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고 확정할 수 있도록 실시됐다면 사건의  확률은 개별 사건의 확률을 더하여 얻는다. 이때 간섭은 없어진다(lost: 원래 있다가 잃게 됨).

        P = P_1+P_2                         .............................. (1.8)


One might still like to ask: "How does it work? What is the machinery behind the law?" No one has found any machinery behind the law. No one can "explain" any more than we have just "explained." No one will give you any deeper representation of the situation. We have no ideas about a more basic mechanism from which these results can be deduced.

누군가 이렇게 얘기할지 모른다. "어떻게 그래? 숨어서 작용하는 무슨 법칙이라도 있는 거야?" 법칙을 찾아낸 사람은 없다. 아무도 이제까지 설명했던 내용 이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상황을 더 깊이 설명해줄 사람은 없다. 우리는 이 결과들을 밝혀줄 더 이상의 이론도 갖고 있지 않다.

We would like to emphasize a very important difference between classical and quantum mechanics. We have been talking about the probability that an electron will arrive in a given circumstance. We have implied that in our experimental arrangement (or even in the best possible one) it would be impossible to predict exactly what would happen. We can only predict the odds!

고전 역학과 양자역학 사이의 아주 중요한 차이를 강조하고싶다. 이제까지 전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디로 갈지 그 가능성(확률)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우리의 실험 상황(심지어 이상적이라 해도)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 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가능성(the odds) 만을 예측했을 뿐이다!

This would mean, if it were true, that physics has given up on the problem of trying to predict exactly what will happen in a definite circumstance. Yes! physics has given up. We do not know how to predict what would happen in a given circumstance, and we believe now that it is impossible—that the only thing that can be predicted is the probability of different events. It must be recognized that this is a retrenchment in our earlier ideal of understanding nature. It may be a backward step, but no one has seen a way to avoid it.

이게 무슨 뜻인고 하니, 그게 사실이라면 물리학은 분명한 상황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려고 문제(풀기)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렇다! 물리학은 포기했다.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각기 다른 사건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자연을 이해하는 이전의 이론들(earlier ideal= 고전역학)을 축소 시켰다는 점을 인식하자. 어쩌면 퇴보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 고전역학은 미신이 지배하던 어두운 세상을 밝혀줬다. 양자역학은 다시 불분명해 보이는 확률로 보라고 한다. 눈에 보이는 현상 만을 이해하던 고전역학은 이제 자연을 이해하는 지엽적인 이론이 되었다.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확대한다. 확률을 불분명하게 여기도록한 것은 통계 숫자를 동원하는 사기꾼들에게 속아온 탓이다. 확률은 틀리지 않다. 다만 믿지 않을 뿐이다. 커다란 보상을 기대하며 믿고 싶지 않았던가......

We make now a few remarks on a suggestion that has sometimes been made to try to avoid the description we have given: "Perhaps the electron has some kind of internal works—some inner variables—that we do not yet know about. Perhaps that is why we cannot predict what will happen. If we could look more closely at the electron, we could be able to tell where it would end up."

우리가 해온 [양자역학적 사건의] 기술(description)에 대해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이에 몇가지 첨언을 해두고자 한다. "전자 내부에서 작용하는 뭔가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내부 변수 같은 게 있지 않을까. 그것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하는 걸 막고 있을지 모른다. 전자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최종 상태(실험에서 전자의 도착지)를 예측할 수 있으리라."

So far as we know, that is impossible. We would still be in difficulty. Suppose we were to assume that inside the electron there is some kind of machinery that determines where it is going to end up. That machine must also determine which hole it is going to go through on its way. But we must not forget that what is inside the electron should not be dependent on what we do, and in particular upon whether we open or close one of the holes.

우리가 아는 한 그런 것은 없다. 아직 못찾았을 수도 있겠다. 전자 내부에서 작동하는 무언가가 어디로 갈지 정해 놓았다고 가정해보자. 그 장치가 전자가 날아가는 도중에 어느 구멍을 통과하도록 결정했어야 한다. 하지만 전자 내부의 그 무언가는 우리가 하는 행동과 무관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우리가 어느 구멍을 열지 말지 어떻게 알겠는가.

So if an electron, before it starts, has already made up its mind (a) which hole it is going to use, and (b) where it is going to land, we should find P1 for those electrons that have chosen hole 1, P2 for those that have chosen hole 2, and necessarily the sum P1+P2 for those that arrive through the two holes. There seems to be no way around this. But we have verified experimentally that that is not the case. And no one has figured a way out of this puzzle. So at the present time we must limit ourselves to computing probabilities.

그러니까 전자가 출발하기 전에 (a) 어느 구멍을 통과할지, (b) 어디에 떨어질지 이미 마음 먹고 있었다면 우리는 구멍1을 선택한 전자를 위한 P1과 구멍2를 선택한 전자의 P2를 구하여 결국 두구멍을 통과하여 도착한 전자들을 구하기 위해 둘을 합쳐 P1+P2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우리가 실험으로 봤지만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간섭 무늬를 설명할 수 없다.] 아무도 이 기묘함을 풀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우리는 통계로 계산하는 수밖에 없다.

We say "at the present time," but we suspect very strongly that it is something that will be with us forever—that it is impossible to beat that puzzle—that this is the way nature really is.

"지금 까지"라고 하긴 했으나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거라는 생각이든다. 이 기묘함을 퇴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자연은 기묘하게 작동하고 있다.

[주] 이 강의는 1964년에 이루졌다. 양자역학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던 때다. 지금은 여러 실험과 관측으로 양자역학의 이론은 확고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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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차교수와 물리산책[링크]
3. 차교수의 물리 산책/파인만 양자역학 1장 8강[강의][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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